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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62호 (2018.11.1발행) - 유럽의 명상 영국편 두번째 이야기
  글쓴이 : KBS로고스 날짜 : 19-03-08 06:34     조회 : 27    
유럽의 명상 영국편 두번째 이야기

영국은 흔히 여왕의 재위시절에 크게 번성했다는 역사의 증언이 있다. 이는 바로 엘리자베드
1세빅토리와 여왕 시대를 말한다. 유럽 변두리에 하나의 섬나라에 불과했던 영국이 절대 왕정의 역사가 시작된 것은 1485년이었다. 즉 붉은장미와 흰장미 휘장을달고 싸운 장미전쟁이 끝났을 때다. 이 전투 현장에서 자신이 직접 왕관을 쓰고 왕위에 오른 튜우터 왕조가 바로 헨리 7세다.
헨리 7세는 요오크 가문의 엘리자베스와 결혼하면서 내란에 휩싸인 나라를 평정해 나갔다.
참고로 영국 역사에는 엘리자베스란 명칭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 명칭은 시대별로 다른 인물이다.
헨리 7세가 국가를 통일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은 뛰어난 재정가 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뿐만 아니라 특히 인쇄기술을 발전시켜 영어 성경과 영어 기도서 등을 대량 발행하여 국민들에게 독서운동을 활발하게 장려했다.
헨리 7세는 재위 24년만에 사망했는데 그때 두아들중 장남 아아더가 왕위를 계승했다.
그러나 장남마저 일찍 사망하면서 왕비 캐더린은 과부가 되었다. 캐더린은 당시 강국인 스페인 왕의 공주로 16세 나이에 헨리 7세의 장남과 결혼해서 매우 불행한 인생을 살았다.


6명의 왕비를 둔 헨리 8세의 등장


아아더왕이 사망하자 왕위 계승권은 18세의 차남에게 돌아갔다. 이 차남이 바로 헨리 8세란 명칭으로 등극하면서 영국 왕실 역사에 추잡한 돌풍을 일으킨다. 그 첫번째 사건이 전 왕비이며 형수인 캐더린에게 흑심을 품는다. 즉 지성과 미모를겸비한 형수 캐더린이 23살 때 헨리 8세는 반 강제로 형수와 결혼한다.
당시 영국은 스페인과 오스트리아, 프랑스에 비해 인구 3백만의 2류 국가로서 로마 카도릭교회에 소속이었다. 이 때문에 모든 국민들은 카도릭 성직자들에게 충성을 해야하며 심지어 왕의 대관식 행사도 로마 교황청이 주관했다. 이러한 시대에 헨리 8세의 형수와의 결혼에 영국 사회가 가만 있을 리가 없었다.
먼저 캔터베리 대 주교가 헨리 8세가 왕의 결혼을 무효라고 선언했고 뒤이어 교황 클레멘스 2세가 헨리 8세 왕을 파문(破門)해 버렸다.
그러나 헨리 8세는 결코 여기에 굴하지 않았다.즉 그의 생애에 가장 중요한 결정의 하나인 영국 국교회 창설을 선언한다. 쉽게 설명하면 영국 국왕이 교황의 명령에 복종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이것이 바로 오늘날 영국의 국교인 성공회의 창설의 시작이었다.
한편 헨리 8세는 형수 캐더린과 사이에 7남매를 두었는데 왕녀 매리 이외는 모두 단명으로 사망했다. 특히 후계자가 될 유일한 왕자까지 사망함으로 헨리 8세는 깊은 충격에 빠진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당시 국민들의 여론은 천륜을 어긴 형수와의 결혼이 결국 천벌을 받은 것이라고 했다. 한편 헨리 8세는 이 당시 구약 성경의 레위기 20장 21절을 자주 묵상했다고 알려졌다.
『사람이 만일 형제의 처를 뺏는다는 것은 추잡한 일이다. 그들은 바로 자식 없는 자가 될 것이다.』… 한편 당시 헨리 8세의 이혼과 재혼에 대한 사실을 후세에 잘 표현한 것이 세익스피어 사극『헨리 8세』다. 즉 “나의 왕국은 이 세상에서 가장 뛰어난 후계자를 얻기에 합당하건만 나의 혈통으로는 그 기쁨에 참여할 수 없다.”…후계자가 없음을 한탄하던 헨리 8세는 왕비 캐더린 몰래 왕궁에서 자신의 시중을 들던 18살 미모의 시녀 안 볼린을 눈여겨 본다.
그러나 안 볼린은 이미 약혼자가 있었다.
그러나 헨리 8세는 안 볼린에게 청혼을 하지만 성격이 당찬 안 볼린은 과감하게 청혼을 거절한다. 그 이유는 현재의 왕비와 이혼이 안된 상태에서 결혼하면 앞으로 태어날 자신의 자식은 사생아가 되고 결국 왕위 계승권도 없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그래서 헨리 8세는 지체없이 왕비 캐더린과 강제 이혼을 하게 되는데 이때 국민들과 성직자들의 반대 여론이 또다시들끓었다. 그러나 헨리 8세는 1533년 1월 극 비밀리에 안 볼린과 결혼한다.
영국 국민들은 안 볼린을 창녀라고 비하했다.
이 비운의 왕비 안 볼린이 우리에게 영화나 소설로 잘 알려진 <천일의 앤>이다.
즉 왕비로서 지낸 것은 3년가량 날자로는 천일정도였다. 헨리 8세는 안 볼린에게서 왕위를 계승할 왕자를 크게 기대했으나 결국 딸 엘리자베드를 낳았다. 그것도 소위 속도위반으로 6개월만에 출산이었다. 헨리 8세는 또다시 왕위 계승을 위해 세번째 결혼을 준비 중에 왕비 안 볼린의 하녀 시모어를 눈여겨 본다.
이를 눈치챈 왕비 안 볼린은 자신의 하녀를 왕궁에서 내쫓아 버린다. 이에 크게 분격한 헨리 8세는 안 볼린 왕비를 오빠와의 간통이라는 엉뚱한 죄명으로 런던 탑의 단두대에서 무참하게 참수시킨다. 런던탑 처형장은 한 사람이 참수당할 때마다 사형집행의 신호로 우렁찬 북소리를 울렸다. 런던탑 단두대에서 북소리와 더불어 안 볼린 왕비의 목이 참수당하던 날 안 볼린의 딸 엘리자베드는 3살이었다.
한편 안 볼린 왕비의 하녀였던 시모어가 헨리 8세와 결혼하여 아들을 낳고 사망했는데 그 아들 에드워더 6세가 왕위에 올랐다. 그러나 불과 6년간 왕위를 계승하다가 그 역시 일찍 사망한다. 한편 1547년 헨리 8세는 사망하기전 사생아로 성장했던 두딸 즉 캐더린 왕비의 딸 메리와 안 볼린의 딸 엘리자베드를 적자로 복권시켜 왕위 계승권 자로 만들었다.
이렇게하여 왕위 계승 서열은 배다른 형제의 언니인 메리가 첫 여왕으로 등장했다.
여왕이 된 메리는 안 볼린의 딸 즉 동생인 엘리자베드를 악명 높은 런던 탑으로 쫓아 버렸다.

처녀 여왕이 된 엘리자베드 1세

런던 탑으로 쫓겨온 엘리자베드는 런던 탑의 북소리를 들으며 피비린내가 밴 그곳에서 더욱더 굳굳한 인간으로 성장한다. 즉 인간의 처세술을 독자적으로 공부하면서 어떠한 곤경에 처해도 인내심과 시기(時機)를 기다린다는 것이다.
또한 극단적인 상황이 오기전 미리 피하고 대처하는 비아 메디아 Via media (중용 中庸)의 처세술을 잘 터득했다고 역사는 기록했다.
한편 이복형제 메리 여왕이 재임 5년만에 갑자기 감기로 사망하자 동생인 엘리자베드가 드디어 왕위 계승에 의해 25세 나이에 엘리자베드 1세 여왕으로 등극한다. 여왕은 월리암세실을 비롯한 중산 계급 출신의 실력자를 대신(장관)으로 등용하면서 “왕관을 쓰고서는 편히 잠을 잘수가 없다”고 자주 하소연했다. 그러나 여왕은 2류 국가였던 영국을 기필코 최고의 강국으로 발전시키는데 일생을 걸었던 것이다.
특히 강력한 왕권을 구축하기 위해 아버지 헨리 8세가 만든 종교 개혁 수장령(首長領)을 확실하게 실천했다. 즉 “영국 여왕은 영국 국교회 최고의 수장으로서 로마 카톨릭에 예속되지 않는 영국의 최고 지배자”라고 선언했다.
엘리자베드 1세 여왕은 영국의 살길은 오직 해상무역을 발전시키는 것이 급선무였지만 당시 해상 강대국 포루투갈과 스페인에 대적할 국력이 없었다. 특히 이들 두나라는 동맹을 맺어 세계의 모든 해상 교통로를 독점하여 해상무역 왕국이 되었다.
한편 1588년 스페인의 펠리페 2세 왕이 영국의 해적선과 영국 본토를 징벌하기 위해 전함 127척에 육군 3만명을 태운 대 함대를 출동시킨다.
이에 대비 엘리자베드 1세 여왕은 하워드 경을 사령관으로 그리고 호킨스와 드레이크 같은 명장들을 불러모아 이번 해전의 승패는 바로 영국의 운명과 직결됨을 역설했다.
한편 스페인 전함 127척에 대항할 영국 전함은 불과 80척이었다. 숫자에서는 열세였으나 그러나 기동력에서는 뛰어난 전략을 가졌다.
1588년 드디어 영국 전함 80척은 심야에 프랑스의 칼레 근처에 대기중인 스페인 전함을 미행했다.
드디어 야간 기습 공격명령이 떨어지자 영국 해군은 육군 3만명을 태운 127척의 전함에 번개 같은 함포 사격으로 스페인 전함을 재기 불능 상태로 격파했다. 이 해전의 승리로 스페인이 전 세계에 자랑하던 소위 스페인의 무적함대는 처참한 패배를 당하면서 전 세계 해상권은 영국과 네덜란드에게로 넘어갔다. 아울러 스페인의 펠리페 2세 왕은 이 패전 때문에 홧병으로 죽는다.

나는 이미 영국과 결혼한 몸이다.

엘리자베드 1세 여왕은 일생을 독신으로 즉 처녀 여왕으로 살았다. 당시 스페인의 펠리페 2세 등 각국의 왕족들이 끈질기게 구혼 요청을 했지만 “나는 이미 우리 영국과 결혼한 몸이다”라고 거절했다. 특히 스페인의 펠리페 2세는 어떤 인물인가? 여왕의 아버지 헨리 8세가 딸 메리와 결혼시킨 사위였다. 펠리페 2세 왕은 신성 로마제국 황제 카롤 5세와 포루투갈의 이사벨 1세 사이에서 태어났다. 스페인 왕으로서 네덜란드와 이탈리아 일부를 다스렸고 포루투갈 왕위도 겸했다. 또한 당시 국력이 약했던 영국 역시 펠리페 왕의 눈치를 봐야했다. 한편 펠리페의 왕비였던 메리 여왕은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영국 여왕으로 재위 5년만에 사망했다.
메리 여왕이 사망하자 남편인 스페인 펠리페 2세 왕이 엘리자베드 여왕에게 청혼한 것이다.
당시 나라끼리 왕족들의 정략적 결혼은 혼탁한 핏줄로 거미줄처럼 얽혀졌다. 여기에 비해 엘리자베드 1세 여왕은 완전 순수한 영국의 혈통이었다. 엘리자베드 1세 여왕은 왜 결혼을 포기하고 독신으로 일생을 마쳤을까?
물론 몇번의 결혼 기회가 있었지만 종교와 정치 문제 등으로 포기했다. 그러나 더 큰 이유를 든다면 어머니 안 볼린의 불행하고 너무나 비극적인 짧은 생애가 늘 여왕의 마음을 울렸을 것이다. 어머니가 아들을 낳지 못한 이유 때문에 세 살짜리 딸을 남겨 두고 단두대에서 교수형도 아닌 그것도 참수형을 당할 때 안 볼린은 딸 엘리자베드를 얼마나 불렀을까?
특히 어머니를 참수시킨 사람은 남이 아닌 바로 아버지 헨리 8세였다. 헨리 8세는 재임 38년간모두 6명의 왕비를 폐위시켰고 그중 3명을 처형시켰다. 감수성 많은 소녀 시절부터 성인을 거쳐여왕이 되었을 때까지 엘리자베드 1세 여왕은 아버지 헨리 8세를 과연 어떻게 생각했을지가 궁금해진다. 아마 아버지는 군주로서 부인인 안 볼린 왕비는 오직 왕자 생산의 도구일 뿐이라고 단정한 것을 원망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엘리자베드 1세 여왕은 결혼의 행복 보다는 오히려 영국이 날로 부강해지는 것이 더 행복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또한 영국 국민들도 엘리자베드 1세가 처녀 여왕으로 45년간 국정에 전념하는 것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다.
한편 여왕은 1600년에 동인도 회사를 설립했으며, 제철, 유리, 제염등 각종 수출 산업을 적극 육성해 나갔다. 이로서 지난날 영국을 괴롭혔던 강국의 스페인과 포루투갈을 경제적국으로 완전 제압해버렸다. 엘리자베드 1세 여왕은 앞으로 전개될 위대한 대영제국 건설이라는 거대한 초석을 깔아주고 1603년 3월 70세에 세상을 떠났다.
끝으로 1999년 12월 30일자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 1천년간 “세기의 인물” 선정에 16세기는 영국 엘리자베드 1세 여왕을 꼽았다. 여왕은 영국 절대 왕정의 전성기를 구가했으며 조그만 섬나라 영국을 해양제국으로 성장시켰다.
뿐만 아니라 세익스피어와 베이컨 등 많은 인재를 배출하여 영국 르네상스가 찬란하게 개화(開花)되는 전성기를 만든 <영광의 세기(世紀)>라
고 보도했다.

※ <유럽의 명상>은 다음 호에도 계속됩니다.
※ 이 글을 필자의 동의없이 무단전제, 또는 복제시 법의 저촉을 받습니다.

글:김수호 (안드레명상 발행인, 주님의교회 협동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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