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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6호 (2017.4.1발행) - “유한양행은 유씨가 사장이 될 수 없…
  글쓴이 : KBS로고스 날짜 : 17-04-26 12:39     조회 : 50    
제56호 (2017.4.1발행) - “유한양행은 유씨가 사장이 될 수 없다”유한양행 창설자 유일한 박사의 생애

“유한양행은 유씨가 사장이 될 수 없다”유한양행 창설자 유일한 박사의 생애




1905년 평양에서 재봉틀 장사를 하며 교회를 다니던 유기언은 어느날 교회 게시판에 <미국 감리교 조선인 유학생 선발>이란 광고를 읽었다. 유기언은 부인 김확실과 늦은 밤까지 교회에서 기도를 한후 5남 3녀중 9살짜리 장남을 미국으로 유학을 보냈다. 9살의 이 소년은 이역만리 타국 땅에서 온갖 외로움을 이겨내며 코피를 흘리면서 열심히 공부했다.




그리하여 1922년 미시건대학교 대학원과 스텐포드 대학원에서 국제법을 전공 박사학위까지 받는다. 이 전도 양양한 청년이 후일 유한양행을 창업한 유일한 박사다. 유일한이 미국에서 공부할 때 우리나라는 이미 일제 식민지로서 국내외적으로 독립운동이 산발적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1919년 4월 유일한도 필라델피아에서 독립신문을 창간한 서재필이 주도하는 제1차 한인연합 대회에서 독립 결의문을 낭독했다.




뿐만 아니라 유일한은 극비리에 당시 미국 육군 전략처(지금의 CIA) 한국 담당 고문관으로서 한국에서의 일본 정치 동향보고의 중책을 맡기도 했다.




이러한 사실은 그가 사망후 늦게 알려져 정부는 건국훈장 무궁화장과 독립장을 추서했다. 한편 유일한 박사는 제네랄일렉트린이란 회사를 다녔고 그후 숙주나물 통조림 공장도 운영했다. 이때 중국계 미국인 여성인 소아과 의사 호미리와 결혼하여 아들 유일선과 딸 유재라가 태어났다.








의약품 보국을 위한 유한양행 창업





유일한 박사 나이 서른한살 때 미국의 안정된 생활을 청산하고 일제에게 빼앗긴 조국 땅을 찾아온다. “건강한 국민만이 잃었던 주권을 찾을 수 있다”라는 창업의 일성을 외치면서 1926년 6월 종로2가에서 유한양행이란 제약회사를 창업한다. 유일한 박사는 당시 국내 제약업계의 낙후성을 감안하며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외국 제약사들과 의약품 수입 및 기술제휴를 한다.




이 당시 유한양행이 가정 상비약으로 최초 생산한 것이 안티푸라민이란 소염 진통제였다. 그러나 1950년 6.25 전쟁으로 국토는 초토화되고 국내 제약회사들은 근근히 가내공업 수준에서 제약의 명맥을 유지해 나갔다. 한편 유한양행이 제약회사로서 본 궤도에 오른 것은 서울 노량진의 대방동 사옥이 준공되면서 부터다. 참고로 유한양행의 상표인 버드나무표 로고는 유일한 박사가 귀국할 때 독립지사 서재필 박사가 선물한 버드나무 목각에서 유래된다.




즉 지조를 강조하는 버드나무 목각에 새겨진 버들표를 유한양행의 상표로 사용한 것이다. 한편 유한양행은 이미 1957년에 국내 제약회사로는 최초 신입사원 공개채용 제도를 실시했다.  그리고 1962년에 증권가에 주식 상장과 더불어 투명한 기업공개를 했다. 유일한 박사는 기업이 부의 축적을 하면 먼저 성실한 납세를 통해 국가를 부강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기업의 이념이요 평소의 지론이었다.




그러나 유일한 박사의 숭고한 기업 이념은 오히려 국가로부터 불신의 압력을 받게 된다. 즉 권력은 그 시절이나 지금이나 모든 기업들에게 세무사찰을 통해 정치자금을 조성했다. 그러나 유일한 박사는 이 정치 헌금 압력에 절대 굴복하지 않았다. 뿔이난 권력층은 최고의 세무인력을 투입했지만 연필 한자루 종이 한 장도 부정이 없는 즉 모든 재무처리가 정직하고 투명한 회사였다.




이 강도 높은 세무사찰을 통해 유한양행과 유일한 사장의 청렴성이 비로서 만천하에 공개되었다. 이러한 사실을 보고 받은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유일한 사장에게 큰 상을 주어야 마땅하다고 했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공정하고 엄격한 세무조사 책임자에게 해외여행 포상과 일계급 특진을 지시했다.




아울러 유일한 사장에게도 모범 납세자로 동탑산업 훈장을 수여했다. 한편 1990년대 초반 필자는 당시 유한양행 조권순 사장실에서 1963년 유일한 사장이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동탑산업 훈장을 받는 큰 사진을 보고 의아했다. 즉 박정희 대통령으로부터 훈장을 받는 사진 옆에 유일한 사장이 이 동탑산업훈장 기를 다시 조권순 사장에게 전달하는 실물 크기의 사진이 있었다.




당시 조권순 사장의 설명에 의하면 앞으로 새 사장이 부임할 때마다 이 기를 전달하는 모습의 사진을 계속 보존해 나가라고 했다. 이 말의 뜻은 수출 훈장보다 정직하고 모범적 납세 훈장이 국가 산업 발전은 물론 유한양행이 탈세 없는 정의로운 기업으로 성장할 것을 당부하는 의미가 있다고 했다.








기업의 2세 경영을 차단한 비장한 결단





1969년 유일한 박사는 회사 간부진의 간곡한 당부를 받아드려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동중인 외동 아들 유일선을 귀국시켜 부사장에 앉혔다. 그러나 유일선 변호사는 유한양행의 기존 경영방식을 놓고 아버지와의 의견 대립이 자주 생겼다. 미국에서 성장 변호사로만 활동한 관계로 한국의 기업 경영에 문화적 시각 차이도 달랐다. 가령 빨래 비누가 보편화되어 있던 시절 갑자기 가루비누를 생산했지만 소비가 되지 않았다.




그 이유는 그 당시 국내 전기세탁기 보급이 미미했기 때문이다. 아들 유일선 부사장의 회사 경영의 사고방식을 심사숙고해 오던 유일한 박사는 1969년 회사 경영진과 간부들의 인사 문제에 대한 긴급이사회를 소집한다.  당시 회사 간부들의 여론은 유일한 사장이 본인의 노환에 대비 경영 은퇴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했으며, 아울러 유일선 부사장을 이제 사장으로 승진시킬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이날 이사회에서 마이크를 잡은 유일한 사장의 얼굴은 매우 침통했다.




그의 입에서 나온 첫말은 “우리 유한양행은 앞으로 유씨 성을 가진 사람은 절대 유한양행의 경영자 즉, 사장이 될 수 없습니다” 딱 이 한마디에 회의장은 적막감에 쌓였다. 이어서 유일한 박사는 “부사장 유일선을 오늘 날짜로 부사장 직에서 전격 해임한다. 그리고 공채 1기 출신 조권순 전무를 사장으로 임명한다. 한가지 더 발표한다면 회사 간부들 중에 유씨 성을 가진 간부들도 오늘부로 다 명예롭게 퇴사하기 바란다”……




앞으로 유한양행을 세계적 제약회사로 발전시키겠다고 원대한 포부를 가졌던 부사장 유일선과 특히 유일한 박사의 친동생인 유특한의 이날 모습은 담담한 표정이었다고 한다. 동생 유특한은 형님의 이 고귀한 경영 방식에 감탄해서 유한양행을 나와 유유산업을 창설 회장이 된다. 훗날 유일한 박사가 동생 유특한에게 “너도 나와 같은 경영 방식을 해보면 어떨까?” 하고 물었더니 “형님 나는 형님 같은 큰 그릇이 못되어서”……




한편 아들과 동생의 유한양행 퇴사때 또 하나의 비화가 당시 큰 화제거리가 되었다. 즉 부사장 유일선과 동생 유특한은 회사가 주는 퇴직금이 너무 많다고 퇴직금 수령을 거부했다. 즉 너무 많은 퇴직금은 곧 회사 경영에 어려움이 된다고 했다. 그러나 유일한 박사는 회사 사규 규칙대로 하는 것이니 받으라고 했다. 그러나 아들과 동생은 너무 과분한 퇴직금 수령 거부를 법에 호소했는데 이때 판사의 말이 “원 세상에 대한민국에 어찌 이런 집안과 어찌 이런 기업이 있는지”……








유일한 박사가 아들과 딸에게 준 유산




유일한 박사가 회사를 떠나는 아들 유일선을 조용히 불렀다. “나는 너에게 유산을 줄 것이 없구나 어떤 유산보다 더 귀한 유산을 이미 너에게 다 주었다. 즉, 너를 대학까지 졸업시켜 주었다. 그러니 이제부터는 자립으로 살아가거라 대신 내 손녀인 너 딸 일림이에게는 대학졸업까지의 학자금으로 일만 달러를 유산으로 준다.”…… 유일선은 아버지의 고귀한 뜻을 받들어 무남독녀인 딸이 받은 학자금 일만달러를 반만 쓰고 나머지는 사회에 기부했다. 한편 유일한 박사에게는 보배 같은 자랑스러운 딸 유재라가 있었다.




그는 어릴 때부터 아버지의 기도 소리를 늘 들으면서 성장했다. 유일한 박사의 기도에는 남의 비판보다 미덕을, 이웃의 사랑, 감사와 소망 등 철저한 기독교 사랑이 내재되어 있었다. 유재라는 미국 버클리대를 졸업하고 주한 미8군사령부에 군무관으로 30년간 근무했으며, 남편 톰슨 준장과는 1961년 사별 슬하에 자녀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불우한 장애 청소년에게 수술비를 대주고 밥을 굶는 노인들을 위해 매년 1천만원씩 기부를 했고 환경미화원 자녀들에게는 학비를 지원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유재라의 선행은 항상 절대 비밀로 행해졌다.




한편 유일한 박사는 딸 유재라에게 유산으로 준 것은 유박사가 설립한 유한공고의 공원땅 5천평이었다. 단, 이 땅은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유한동산으로만 사용하라고 했다. 그리고 미국에 살고 있는 부인의 노후를 잘 돌봐 줄 것을 당부했다. 유재라는 30년간 직장에서 받은 월급으로 생활했고 조금의 여유가 생기면 푼돈으로 유한양행 주식을 구입했다. 한편 유재라는 안타깝게도 갑자기 폐암 선고를 받는다. 미국 시애틀 소재 자신의 집과 모든 재산을 공증한 2백억원을 유한재단에 기부하고 1991년 3월 19일 63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다.




유한양행은 고인의 더 많은 선행미담을 찾으려고 했으나 찾지 못했다. 그런데 유재라의 선행 미담 중에서도 가장 오랜기간 철저하게 지켜진 비밀이 그가 세상을 떠난 장례식장에서 처음으로 공개가 되었다. 즉, 아버지 유일한 박사가 설립한 유한공고의 졸업생 22명이 서울대 합격이 되었을 때 유재라는 이들에게 비밀 엄수 약속을 받았다.




“나는 너희들에게 대학 졸업 때까지 모든 학비를 대 주겠다. 그러나 만일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면 학비는 중단하겠다. 약속하겠느냐?” 세월은 흘러 이들 22명이 대학을 졸업하고 청년이 되었을 때 즉 유재라 장례식장에서 이들 청년은 서로 부둥켜 안고 울면서 이 학자금의 비화를 세상에 알렸다. 한편 유재라는 교회도 여러 군데를 다녔다고 했는데, 그 이유는 아마 교인들 중에 어렵게 사는 사람을 찾아 보려고 했던 것이다.




그가 살아온 희생과 봉사의 삶을 후세에 남기기 위한『유재라 봉사상』은 (현재 2017년) 20년째 이어지고 있다.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 네 구제함이 은밀하게 하라』(마태복음 6장) 유재라는 이 성경의 진리를 끝까지 지키고 떠났다.








기업가의 사명과 빛을 남기고 간 유일한 박사





지금은 고인이 되었지만 앞서 소개된 유한양행 공채 1기 조권순 사장이 들려준 비화를 한가지 더 소개한다. 1964년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서독 방문 답방으로 독일의 뤼비케 대통령이 한국을 방문했는데, 그때 뤼비케 대통령이 탄 차가 바로 유한양행 앞을 지나갔다. 이때 유일한 박사는 회사 직원들을 회사앞 도로변에 나오게 하여 뤼비케 대통령을 열열하게 환영했다. 태극기와 독일기를 나란히 달고 지나가는 대통령 차를 보던 유일한 박사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옆에서 이 모습을 본 조권순 사장이 그 이유를 묻자 “어찌 대국(大國) 독일의 대통령이 우리나라를 방문할 수 있단 말인가?” 조권순 사장은 당시 그 말의 깊은 뜻은 지난날 해외에서 나라 없는 식민지의 약소 민족으로 겪었던 서러움이 갑자기 생각났던 모양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일한 박사는 1971년 생전에 미리 유언을 남기는데 앞서 언급된 데로 아들과 딸에게는 특별한 유산을 주지 않았다. 대신 유한 학원과 유한재단에 자신의 소유주식과 기타 재산 407억원을 기부하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장례식에 대한 유언도 남겼다.  “나의 장례식 때는 내가 평소 입고 있는 이 양복을 그대로 입고 갈테니 별도로 번거롭게 수의를 준비하지 말아라 그리고 장례는 경건하게 치르기 바란다.” 1971년 3월 11일 한국이 낳은 위대한 기업가 유일한 박사는 73세로 눈을 감았다. 그가 사용하던 낡은 옷장에는 수십년간 입었던 Y샤스 3장이 걸려 있었다. 1990년 국내 30개 대학의 경영학 교수들이 우리나라 기업 윤리의 빛나는 업적을 남긴 인물로 고 유일한 박사를 선정했다.




부정과 탈세 없는 기업, 경천애인 사상, 특히 성경의 중요성을 늘 강조했다고 한다. 세계적 대 부흥사였던 빌리그레임은 우리 인간의 모든 번민의 95%는 성경을 모르는데서 생긴다고 했다. 또한 마르틴루터는 성경은 지혜와, 덕, 은총, 영광, 선, 진리, 자유, 기쁨을 주는 우리 인생의 등불이요 빛이라고 했다. 플라톤, 톨스토이, 링컨, 워싱톤, 소크라테스 같은 위인들은 그들이 죽고난 뒤에도 그들의 빛이 우리 인류역사에 계속 발산되고 있다.




그러나 히틀러나 진시왕, 알렉산더 등 자신의 영화만 누렸던 인물들은 그들의 죽음과 함께 그 빛도 사라졌다. 고 유일한 박사는 오늘의 혼탁한 우리 기업을 위해 강렬한 빛을 남기고 간 한국 기업가의 대표적인 노블리스 오블리주로 영원히 기억될 것이다.




글:김수호 (안드레명상 발행인, 주님의 교회 협동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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