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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50호 (2016.4.1발행) - 미국 한인 사회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글쓴이 : KBS로고스 날짜 : 16-04-06 11:37     조회 : 220    
미국 한인 사회에 본격적으로 등장하는 전 미국 상원의원 신호범의 출세가도 (9)번째


<지난 줄거리 요약>
 『6.25 전쟁때 미군장교의 양아들로 입양되어 미국으로 간지 11년만인 1964년 대학교수가 되어 돌아온 거지소년 신호범의 고국 방문기가 지난호에 게재되었다. 그가 걸인생활을 했던 서울 남대문 시장과 지하도 그리고 서울역을 돌아 보았다. 특히 자신을 버린 조국에 대해 울분을 토하며 다시는 이 땅을 찾지 않을 것이라고 침을 뱉으며 떠났던 부산항구도 돌아보았다.
지난호에 (113호) 거제되었던 더 자세한 내용은 안드레명상 홈페이지를 통해 볼 수 있다.』



 첫 아이를 유산한지 4년을 기다렸지만 이들 부부에게 아이가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어느날 부인 다나가 신호범에게 입양을 제의했고 신호범도 이 제의에 찬성하고 혼혈아 서너명을 입양하기로 결정했다. 신호범은 “내가 만일 입양되지 못했다면 나는 지금 한국에서 어떤 생활을 하고 있을까? 우리가 아이들을 입양한다면 아마 하나님도 매우 기뻐할 것입니다”라고 아내 다나의 입양제의를 적극 찬동했다.


한편 입양아를 키우기 위한 집 수리가 끝나는 날 신호범은 입양아 대기 가정으로부터 두 살짜리 남자 아이를 데리고 왔다. 그리고 다시 3개월후 버지니아 메이슨 병원에서 갓 태어난 딸 아이를 안고 왔다. 절간처럼 조용했던 집안에 갑자기 아이들 울음 소리로 집안은 모처럼 생기가 넘쳐났고 아내 다나는 24시간 육아에 매달렸다.  특히 반가운 일은 평소 고부간의 갈등으로 사이가 좋지 않았던 신호범의 양어머니도 찾아왔다.


그리고 다나의 친정 식구들까지 몰려와서 이 집안은 북새통의 입양 축하 잔치장이 되었다.  한편 신호범은 낙천주의와 향락의 물결이 요동치는 하와이에서 앞날의 아이들 교육을 심각하게 생각했다. 그래서 그는 하와이에서의 교수 생활을 접고 워싱톤 주립대학의 조교수와 시애틀 근교 쇼라인 대학에서 동양사 강의를 맡았다.


 특히 성장하는 아이들의 교육비와 생활비를 교수 월급으로 감당하기에 힘이 들었다. 그래서 그가 결국 눈을 돌린 곳이 부동산 분야였다. 즉 허름한 빈집들을 싼값에 구입해서 손수 목수일로서 수리를 하고 페인트 칠을 해서 판매했는데, 이 사업이 꽤 재미있고 수입도 좋았다.  한편 고국에 동생들의 교육비와 생활비를 보냈지만 이 돈이 결국 아버지의 술값으로 탕진되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동생들을 미국으로 데리고 오기로 계획을 세웠다. 한편 일반주택을 구입해서 수리해서 팔던 부동산 사업에서 손이 덜가는 아파트로 바꾸면서 아파트가 4동까지 늘어났다.


뒤이어 시골 근교에 전원주택을 건설하면서 부동산 투자 사업은 서서히 본 궤도에 올라서면서 미국 최대의 상업 부동산회사 콜드웰 뱅커가 신호범에게 동업자로 함께 일하자고 제안했다. 그 이유는 동양인 이주자가 날로 늘어나는 것에 대비 신호범을 이용하자는 속셈이었기에 신호범은 이를 정중히 거절했다.   특히 은행에서는 신호범에게 건축비를 대출해 주겠다고 했으며, 그 외에 여기 저기서 각종 사업의 동업 제안이 줄을 이었다.


한편 이때 신호범의 양아버지가 큰 곤경에 처하는 사건이 생겼다. 내용인즉 유타 대학 교수였던 양아버지는 한 제자의 소형컴퓨터 개발비용 조달을 위해 자신의 집을 담보 35만달러를 대출해 주었지만 제자의 사업은 실패했다. 이유는 당시만 해도 컴퓨터는 소형이 아닌 대형제품만 생산되던 시절에 아버지의 제자가 미국 최초로 소형컴퓨터를 개발하고 있었다.




이 소형컴퓨터가 개발된다면 미국 컴퓨터 산업에 일대 혁명이 일어날 것을 예측한 아버지는 제자의 사업을 위해 두말 없이 자신의 집을 담보로 대출을 해준 것이다. 공장 준공을 바로 눈앞에 둔 시점에 큰 공룡을 만났다. 즉 그 유명한 IBM이 개인용 컴퓨터를 만들어 한발 먼저 특허를 따고 대량 생산에 돌입했다. 양아버지는 하루아침에 빚더미에 눌렸고 겨우 이자라도 갚기 위해 64세의 아버지는 주말도 없이 일자리를 찾아 헤메고 다녔다.


초췌한 얼굴에 심장까지 좋지 않은 양아버지를 보는 순간 신호범은 왈칵 눈물이 났다. 거지 소년이었던 자신을 입양시켜 오늘의 성공한 인생을 만들어 준 양아버지께 그 은혜를 이제야 갚아야 할 때가 지금이라고 판단했다. 그리하여 신호범은 아버지의 은행빚을 갚아주고 날아갈번했던 집도 되찾아 주었다. 뿐만 아니라 3천평 대지에 120동의 양로원을 건축하여 부모님의 이름으로 등기를 해주었다. 1986년 5월 2년만에 완공된 양로원 준공 입주식에는 현지 시장과 귀빈들이 대거 참석했다.


양아버지는 답사 순서에서 한참동안 눈물을 흘리 다가 마이크를 잡았다. “나에게는 친자식 아들이 셋이나 있어서 당시 아내는 폴(신호범)을 미국으로 데리고 온 것을 매우 싫어 했습니다. 그러나 내가 폴을 입양한 것은 그의 처지가 너무나 불쌍해서 데리고 온 것입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때 하나님께서 내 마음을 크게 움직인 것 같습니다.


내가 공부도 제대로 못시켰는데 폴(신호범)이 이토록 큰일을 해내리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습니다. 이 아들은 하나님이 내게 준 가장 큰 기쁨이요, 자랑스러운 아들입니다. 이 아들은 앞으로 더 큰일을 할 것입니다. 두고보세요……”




돈을 쓰는데도 항상 순서를 정했다.


 신호범은 작은 수입이 생겨도 항상 교회의 십일조와 저축할 돈을 먼저 챙기고 난후 지출을 하는 습관을 가졌다. 특히 신앙인으로서 방탕의 씨앗인 술과 담배를 아예 하지 않았다. 식사도 간단히 한끼를 먹을 경우 햄버거나 핫도그로 만족했다. 양복도 한벌로 만족하고 새옷을 이것저것 사지 않았다. 이 모든 근검절약 정신은 그가 어린 거지시절 문전 걸식하며 춥고 배고팠던 어린 시절의 고통이 평생 잊혀지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겨울철 서울 근교 공동묘지의 푹신한 마른 잡초 덤불은 추운 겨울밤을 보내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그 건초 덤불을 이불삼아 밤하늘의 별을 세며 잠을 잤던 일들이 그의 인생에 근검절약 정신의 이정표가 되었다. 한편 1975년 1월 이복동생 신길범을 제일먼저 미국으로 데려왔다. 공항에서 신호범은 동생의 손을 잡으며, “댁이 신길범씨 입니까?” 그러자 동생이 “네?…네!” “미국에 잘 오셨습니다.”이때 동생은 형님이 한국 말이 서툴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대화마다 존대말을 쓰는 형님에게 동생이 한마디 했다. “형님 나는 오직 형님만 믿고 먼 이곳까지 왔는데 형님은 지금 왜 나에게 존대말을 씁니까? 혹시 나를 초청한 것에 대해 후회 하십니까?” 형님의 대답은 “그럼 존대말을 하면 안되나요?” 동생 길범이는 큰 실망의 한숨을 쉬며 낙심의 표정을 지었다. 사실 신호범은 그동안 한글 학자 서두수 박사에게서 대화에 관한 공부를 할 때 동생에게는 반말을 쓰면 안된다는 것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참 후에야 오해가 풀린 동생은 형님을 더욱더 존경하며 사랑했다.




신호범은 이 동생에게 시애틀 시내에 식품 점포를 마련해 주었고, 2년후 1977년에는 셋째 동생 인범이와 막내인 찬순이를 데려왔다. 찬순이는 후일 워싱톤 주립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고 한국 교포청년과 결혼시켰다. 1989년에는 아버지와 새엄마 그리고 동생들 모두를 데리고 옴으로서 6형제가 워싱톤 주에서 함께 살게 되었다. 한편 신호범은 워싱톤 지역 한인 사회에서 서서히 두각을 나타내면서 한인 회장을 두번이나 맡았고, 그리고 자연히 미국 정치인들과의 교류도 많아졌다.


그러나 이당시 매우 안타까운 일도 생겼다. 즉 신호범의 오늘이 있게 해준 양아버지가 심장마비로 67세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신호범이 하우스보이 시절 유난히도 사랑하고 특히 기독교 신앙을 심어주면서 양아들로 입양해 준 생명의 은인이요 구세주였다. 교회에서 거행된 장례식에는 주미 한국대사관, 시애틀 총영사관, 한인단체 등에서 보내온 화환들이 교회를 뒤덮었다. 친아들보다 더 슬피우는 신호범을 바라보는 수많은 조문객들은 신호범을 껴안고 위로했다.



워싱톤 정가(政街)에 떠오르는 별


 1975년 베트남 전쟁이 끝난후 수많은 난민들이 배를 타고 미국으로 밀려들었다. 태평양의 바닷가인 워싱톤 주에도 많은 베트남인이 정착하면서 미국의 연방정부는 워싱톤 주지사에게 막대한 지원금을 보냈다.   주지사 댄에번스는 동양인으로 구성된 7개국 대표를 선출하여 베트남 난민 지원금 후원회를 조직하고 사용 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에서 위원들 대부분이 원조금 6백만달러를 난민들에게 골고루 분배해 주자고 했다.


그러나 신호범은 절대 반대했다. 반대 이유를 “6백만달러의 큰돈을 난민 개인 한사람에게 2천3백달러씩 준다면 불과 3개월이면 정부의 지원금은 다 없어질 것입니다. 그 다음에도 미국 정부가 계속 지원금을 준다는 보장이 있습니까? 차라리 그 6백만달러로 기술학교를 세워 그 난민들이 앞으로 기술을 배워 자립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줍시다. 즉 생선을 주지 말고 낚싯대를 줘서 생선 낚는 기술을 가르쳐 주어야 합니다.”


신호범의 말을 다 듣고난 위원들 모두가 놀란 표정으로 “아니 그렇게 훌륭한 아이디어를 어떻게 알았습니까?” 하고 질문을 했다. 그러자 신호범은 “내 개인 아이디어가 아니고 하나님께서 주신 것이요, 성경을 읽어 보시면 그 안에 다 있습니다”라고 은근 설적 전도까지 했다. 워싱톤 시장은 신호범의 제의를 받아들여 즉시 기술학교를 건립하고 용접, 배관, 설비, 운전 등의 기술자를 양성했다. 이때 기이한 현상이 생겼다.


즉 미국에 이민 온 한인교포들이 식당에서 설거지나 잡부 일만 하다가 이 기술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모두가 이 기술학교에 들어왔다. 베트남인들의 천성적인 게이른 행동에 비해 한인 교포들의 빨리빨리 근성이 기술교육 이수에도 크게 차이를 나타냈다.  7개월만에 한인 교포들 전부가 자격증을 따내자 워싱톤 시청에서는 아예 이 학교의 운영 책임자를 한인으로 바꾸어 버렸다.


당시 한인들은 시간당 4달러짜리 단순 노동자 신세에서 12달러를 받는 기술자로 하루 아침에 신분이 격상되었다. 그러나 한인들은 결코 여기에 만족하지 않았다. 차곡 차곡 모아온 돈으로 세탁소, 수퍼마켓, 모텔 등 개인 사업을 번창시켜 이제는 기술자에서 알부자 사업가로 등장했다. 뿐만 아니라 한인들은 미국 주류 사회가 결코 무시 못하는 상공인 단체를 결성해 나갔다. 이러한 한인 사회의 번창을 가장 흐뭇하게 바라본 사람은 바로 신호범 이었다.


생선을 주지말고 낚싯대를 줘서 생선 낚는 기술을 가르쳐 주라는 성경의 진리를 인용했던 즉 자신에게 총명한 지혜를 주신 하나님께 늘 감사 기도를 했다. 한편 신호범은 지난날 신참 교수 시절 가끔 한인사회 모임에 나가면 “저 친구 고아 출신에 거지로 살다가 입양되어 온 사람이야”하고 늘 수군거리는 소리를 자주 들었다. 어느 누가 악수 한번 청한 일 없었던 그때의 신호범이 드디어 한인 사회에 서서히 그 이름이 알려지면서 신호범은 한인 회장을 두 번이나 역임했고 드디어 워싱톤 정가(政街)의 비상한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다음 호에 계속됨.)


※ 다음 133호 예고
신호범은 워싱톤 대학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고 워싱톤과 시애틀 등지에서 30여년간 교수 생활을 했다. 특히 워싱톤과 시애틀 등지에 동양인 이민자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워싱톤 정가는 신호범에게 하원 출마자로 추대한다. 신호범의 인생에 두번다시 오지 않을 절호의 찬스가 찾아왔다. 그러나 이때 또 하나의 기회가 신호범을 붙잡았다.
즉 신호범이 소속된 교회 교단 본부에서 동양인으로는 최초 한국 선교부장 자리에 신호범을 임명하고 3년간 한국 파견을 결정했다. 미국 정계 진출이냐, 한국 선교부장으로 가느냐, 신호범의 인생일대 중대한 선택의 기로에 섰다.

글:김수호 (안드레명상 발행인, 주님의 교회 협동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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