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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0호 (2014.8.1발행) - 세상의 빛으로, 고난은 축복으로 이지…
  글쓴이 : KBS로고스 날짜 : 14-08-06 14:26     조회 : 632    
세상의 빛으로, 고난은 축복으로 이지선 이야기 첫번째
 

 안드레명상의 독자로부터 책 한권이 도착했다. 교통사고로 화상을 당해 처절한 절망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나 희망찬 인생을 살아가는 이지선의 투병기가 기록된 책이다.
 

이지선의 이야기는 이미 각종 언론 매체를 통해 간단한 정보는 알고 있었지만 그러나 이 책을 단숨에 독파하는 동안 지옥 같은 그 무서운 화상 치료를 받는 이지선의 고통의 모습이 연상되어 필자는 여러번 읽던 책을 덮어야 했다.
 

주인공 이지선은 이화여대 재학 중이던 2000년 7월 30일밤 당시 23살의 나이에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했다. 이 날의 교통사고는 TV뉴스에도 나올만큼 7중 추돌사고로 심각했다.
 

이지선은 밤 10시경 학교 도서관에서 시험공부를 마치고 자기를 데리러 온 오빠 차를 타고 귀가하는 도중 교통사고를 당했다. 가해자는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경미한 추돌사고를 내고 전속력으로 도망치다 신호를 기다리는 지선이의 차를 뒤에서 박았다.
 

지선이가 탄 차는 몇바퀴를 돌고 연료통이 폭발하면서 지선이는 순간 기절했다. 차 안에서 불에 타고 있는 지선이를 그의 오빠가 자신의 팔도 불에 타고 있는데도 필사적으로 동생을 차에서 빼냈다.
 

한강 성심병원 응급실에 도착한 이지선은 맥박도 없었고 몸 전체 55%가 3도 중화상을 당했으며, 얼굴은 새까맣게 타서 응급실은 고기타는 냄새로 덮였다. 의사들은 현재 상태로는 살았다고 할 수 없으며 계속 지켜보자고 했다.
 

병원에 달려온 부모들은 땅 바닥에 쓰러져 정신을 잃고 있었다. 새벽 6시 병원으로 달려온 지선이가 다니는 교회 목사는 온 전신이 붕대로 말려 있는 지선이의 모습을 보고 한참동안 말을 못하고 넋을 잃고 있었다. 잠시 기도를 하고 난 목사의 메시지는 간단 명료했다. “이때를 위한 믿음이라, 이 사건을 위한 믿음입니다.”……
 

지선이는 교회를 나간지 10년 그 10년간의 신앙생활이 바로 오늘의 이 고난을 극복하기 위한 뿌리가 되었다는 목사의 메시지가 지선이의 가족들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그러나 정작 당사자 이지선은 의식이 왔다갔다하는 생사의 기로에서 그 무서운 공포의 고통을 벗어나기 위한 길을 찾고 있었다. 그 길은 바로 죽음의 길이다. 가끔 의식이 회복될 때 이지선은 자신을 묶어 놓은 손을 움직여 산소호흡기의 줄을 눌러 산소 주입을 막아 보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지선이의 기도는 항상 입가에서 맴돌았다. “이 고통의 공포에서 나를 불러내어 주님 계신 그 천국으로 빨리 데려가 주십시오.” 그러나 하나님은 지선이의 기도는 외면하고 대신 이지선을 살려달라고 울부짖는 가족들과 지인들의 눈물의 기도를 들어주었다. 한편 입원 시간이 지나면서 지선의 타버린 온 몸이 계속 부어올랐다. 그리고 눈과 코 입만 남겨두고 온 몸은 붕대로 싸매져 있었다.
 

입원한지 4일째 되던날 1차적으로 이지선의 눈에 있던 콘텍트렌즈를 제거하는 수술을 했다. 얼굴이 새까맣게 탔는데도 다행히 렌즈가 타지 않아 시력 상실을 면했다. 이지선의 어머니는 이 기적의 현실에 하루종일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입원한지 10일만에 첫 수술이 시작되었다.
 

수술은 피부에 감염을 막기 위해 불에 타다남은 흐늘흐늘한 살점과 노란 지방 덩어리와 그리고 불에 완전히 타버린 피부조직을 깨끗이 긁어내는 그야말로 최악의 통증이 따르는 수술이다. 곧이어 독한 소독액으로 긁어낸 환부를 닦아낼 때 지선이의 몸은 마치 전기충격처럼 바르르 떨며 비명을 지른다. 아무리 강력한 마취제도 이 때는 그 효력을 다 낼 수가 없다.
 

지선이의 몸 전체에 반 이상의 피부를 걷어낸 후 두껍게 붕대를 감았지만 붕대는 금방 피로 흥건히 졌어버린다. 수술을 마치고 나오던 의사는 지선이 엄마를 불러 “살아날 가망은 없습니다. 설사 살아나더라도 지선이의 얼굴은 사람 꼴이 안될 것이니 미리 알고 계십시오”…… 지선이 엄마는 털썩 주저앉아 울기 시작했다.
 

수술만 하면 지선이는 다시 지난날 예쁜 그 얼굴로 돌아갈 줄 알았는데.…… 매일 아침이되면 화상 환자들은 환부의 소독을 위해 치료실로 간다. 소독 치료실은 어른 아이들의 울부짖는 고통의 비명소리로 이곳이 바로 살아있는 지옥이라고 했다. 이지선도 이 치료실로 가는 시간은 마치 도살장으로 가는 가축처럼 온몸의 맥이 다 풀린다.
 

특히 약물중독을 막기 위해 진통제는 하루 24시간에 3대밖에 놔주지 않는다. 이 극심한 진통에 시달리던 이지선은 아픈게 뭔지, 사는게 뭔지, 차라리 오늘 내가 미쳐 버리거나 정신을 잃어버리기를 바랬다. 또한 식사 때마다 얼굴의 붕대 사이로 흘러내리는 진물이 밥알과 함께 입으로 들어가는 것을 딸에게 떠 먹일 수밖에 없는 어머니의 아픈 마음을 누가 알아줄까?
 

그래도 그 어머니는 하루 한가지 ‘감사찾기’를 하자고 딸에게 위로와 격려를 해준다. 한편 치료를 마치고 중환자실로 오면 그를 반갑게 맞이하는 것이 지난날 자신의 성가대 시절의 찬양테이프다.
 

그 테이프의 찬양을 들을때가 그 어떤 진통제보다 더 마음의 안정을 찾는 시간이다. 지선이가 그 고통의 치료를 받는기간 그가 출석하든 교회는 목사와 성도들의 릴레이 기도가 뜨겁게 진행되었다. 한편 화상이 심한 환자의 경우 생사의 갈림길은 대개 일주일에 결정난다고 했다. 지선이가 이곳 중환자실에서 치료 받는 36일 동안에도 18명이 죽어 나갔다.
 

낮에 면회 온 가족들과 대화를 했던 옆자리에 환자가 저녁에 죽어나가는 것을 본 지선이는 “나도 분명 살지 못하고 저렇게 죽어나가겠구나” 하면서 소리 없이 울었다. 그러나 매일 같이 찾아오는 목사와 성도들의 간절한 기도에 지선이도 마음의 안정을 찾아갔다.
 

드디어 지선이의 피부 이식 수술이 시작되었다. 다치지 않은 지선이의 다리와 엉덩이에서 피부를 얇게 떼어내어 화상 입은 환부에다 이식을 하는 수술이다. 이 수술 역시 엄청난 통증으로 수술이 끝나고 마취에서 깨어나는 순간부터 비명을 질러댄다. 두번째 피부이식 수술 때도 역시 표현할 수 없는 극심한 통증으로 소리내어 울었다.
 

지선이는 엄마에게 빨리 찬양을 틀어 달라고 해서 “왕이신 하나님 높임을 받으소서”란 찬양이 나오자 지선이가 즉각 따라 불렀다. “하나님 저를 이 고난에서 건지실 분은 오직 하나님 뿐입니다. 저의 이 고통의 신음을 찬양으로 바꾸실 분은 오직 하나님 뿐입니다” 지선의 갈급한 기도가 모기 소리같이 지선의 입술을 움직이고 있었다.
 

2000년 9월 28일 이지선은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진다. 24시간 가족과 함께 있을 수 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했다. 그러나 그 행복감도 잠시 뿐이었다. 불에 탄 피부는 서서히 좁혀지는 성질 때문에 얼굴의 진피조직이 계속 땡겨져 나중에는 입이 좁아져 작은 방울토마토 하나도 들어가지 않을 정도였다.
 

특히 시급한 얼굴 성형 수술은 당시 의료진 파업으로 계속 날짜가 밀려났다. 한편 사고 68일만에 이지선은 혼자서 걸음마를 시작 몇 걸음을 걸어서 가족들이 모처럼 함박 웃음을 지었다. 이제 남의 도움없이 제발로 화장실 가는 것부터, 왼손 숟가락으로 밥도 먹을 수 있게 됐다.
 

그리고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 수 있고 계단도 오르내리고 또한 유일하게 하나도 안다친 발이 있어 그 발을 씻을 수 있다는 감사함, 이렇게 감사의 조건이 많아지면서 지선이의 하나님에 대한 감사기도도 더 뜨거워졌다. 뒤이어 피부이식이 잘된 왼쪽 팔의 붕대도 풀게 되었다. 특히 지선이가 가장 궁금했던 것 즉 과연 이식한 피부는 원상으로 돌아왔는지?
 

붕대가 풀리자 앙상한 뼈에 짙은 갈색을 띤 피부가 덮여 있었다. 이를 본 순간 이지선은 그래도 내 몸에서 떼어낸 피부가 이곳에 착상이 되어 있다는 것에 안도감을 느꼈다. 그러던 어느날 이지선과 가족들은 의사의 비인격적인 말을 듣고 병원을 옮겼다.
 
 
 
절망적 고통에서 끝없는 고난과 시련으로
 
 
 
 2000년 12월 병원을 옮긴지 두달만에 얼굴에 새 피부를 이식하는 수술 날짜가 정해졌다. 그러나 의사는 얼굴보다 더 급한 것이 손가락 절단 수술이라고 했다. 불에탄 손가락 수술이 늦어지면 팔목을 절단할 수도 있다고 하면서 손가락 절단 수술의 긴박성을 설명했다. 이지선은 붕대에 감겨진 손가락을 설마 절단까지 한다는 것은 생각도 못했던 것이다.
 

손가락만은 온전하게 해달라고 그토록 기도했는데 막상 손가락이 절단된다는 현실 앞에 이지선은 병실에서 소리내어 울었다. 너무나 허망하고 안타까워 밤새도록 울 작정이었다. 그런데 한참 울고 있던 지선이에게 “지선아 울지마라, 울지마, 너가 이 모습으로 네 인생이 끝나는 것 아니잖아, 너는 지금 살아 있잖아.”…… 또렷한 이 음성에 지선이는 즉각 깨달았다.
 

“지금 나를 달래주는 그 음성은 바로 주님이십니다. 주님, 저는 알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처량한 제 신세를 위로해 주심을 저는 알고 있습니다. 이제 이 손가락이 짧아 지더라도 사용할 수 있는 손, 즉 부끄럽지 않는 손, 보배 같은 손이 되게 해주세요”……
 

드디어 며칠후 수술실로 갈 때 이지선은 엄마와 오빠의 기도하는 모습이 전에는 보지 못했던 애간장을 다 태우는 너무나 절박한 기도의 모습에 눈물이 핑 돌았다. 수술문이 열리자 수술 담당 간호사가 이동 침대를 인계 받으면서 지선이 어머니께 “양손 절단 동의서 다 쓰셨죠?”라고 물었다.
 

그 말을 듣던 이지선은 순간 분명히 오른쪽 손 가락만 절단하는데 양쪽 손가락을 다 절단한다는 말에 깜짝 놀랐다. 벌벌떨며 절망하는 딸의 표정에 어머니의 얼굴에 경련이 일고 있었다. 그동안 양쪽 손가락을 다 절단 한다는 말을 차마 딸에게 미리 말하지 못했던 어머니, 지금 그 어머니의 안타까운 한숨 소리에 오히려 지선이가 갑자기 어머니를 위로했다.
 

“엄마, 더 많이 자르지 않아서 감사하지?” 양손 8개의 손가락 절단 수술은 꼬박 14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또한 눈에 인조 피부를 붙이는 수술도 잘 끝났다. 비록 손가락들이 짧아졌지만 일상 생활에서 큰 불편은 없었으며, 다만 남들보기에 부끄러운 손이 되지 않겠금 주님께 늘 기도했다.
 

2001년 1월 5일 이지선에게는 기적 같은 일이 벌어졌다. 얼굴 가운데에 불에 타 버렸던 코가 나왔다. 그리고 왼쪽 볼의 절반가량에 새 피부도 나왔다. 의사 선생님들이 놀라면서 이것은 절대 피부가 아니라고 하면서도 의학 서적에서 이 현상을 찾고 있었다.
 

이지선이 잠시 묵상 기도를 하는 가운데 갑자기 한 장로의 얼굴이 떠올랐다. 한달 전부터 어떤 장로 한분이 지선이의 병실을 찾아와 지선이의 얼굴에 새 피부가 돋아 나기를  간절히 기도를 해주고 간다. 그런데 이 장로는 아주 먼곳에서 그것도 일주일에 네 번씩이나 병실을 찾아와 기도를 해준다.
 

지선이는 즉시 깨달았다. “하나님은 바로 그 장로의 간절한 기도에 귀를 기우려 셨구나”……
 

한편 이지선이 처음 입원했던 병원에 성형외과 전문의 원장이 새로 부임해서 지선이는 떠나왔던 그 병원을 다시 찾아갔다. 특히 수술 의사가 성형외과 전문의란 것에 대해 지선이는 매우 기대가 되었다. 8시간 동안 진행된 수술은 지선이의 엉덩이에서 떼낸 피부를 이번에는 얼굴과 목에 이식하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수술이다.
 

수술 중에 극심한 통증으로 지선이의 “너무 아프다”는 비명소리가 수술실 밖까지 들렸다고 한다. 한편 수술후 7개월이 지나서 이제 세수도 하고 로션도 발랐다. 비록 얼굴의 모습은 핏기도 없고 마치 외계인 같아서 지선이는 자신의 얼굴을 보면서 무섭기도 했지만 그러나 기쁨이 더 컸던 것이다.
 

2001년 봄 이지선은 사고후 220일만에 집으로 돌아왔다. 그러나 그의 치료가 다 끝난 것도 아니다. 지하철도 혼자 타 보았다. 그리고 그의 모교는 2001년 여름 학교 대강당 앞에서 이지선만을 위한 졸업식을 거행했다. 뜨거운 불 속에서 불사조와 같이 털고 살아 돌아온 이지선에게 졸업장과 사각모를 씌워 주었다.
 

한편 이지선이 그토록 그리웠던 교회를 찾았다. 그런데 이날 한 어린이가 이지선의 얼굴을 보는 순간 “괴물이다 괴물이 나타났어요”하고 소리를 질렀다. (다음호에 계속됨)
 
 
※ 다음호 예고 : 이지선을 사랑한 하나님은 이지선을 천사도 흠모하는 인물로 만들어 나간다. 그리고 하나님의 인맥을 총 동원시켜 고난도의 2차 수술을 마무리짓고 그를 보스톤과 컬럼비아 대학원 석사 과정을 마치고 다시 박사과정을 공부시키고 있다.
 
-끝-
 
※ 이 글의 출처는『지선아 사랑해』를 출간한 문학동네 출판사와 이지선의 메니저 박선애 실장의 협력으로 기록되었음.
글:김수호 (안드레명상 발행인, 주님의 교회 협동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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