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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3호 발행일 2009.2.1 - 한국인의 해외여행 “소주와 오징어 …
  글쓴이 : KBS로고스 날짜 : 09-03-02 09:24     조회 : 1798    

한국인의 해외여행 “소주와 오징어 때문에” 

<2009.2.1발행>

 

 
한국인의 해외여행 “소주와 오징어 때문에”

우리국민들이 해외여행을 할 때 여권 다음으로 챙기는 것이 오징어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그러나 이 오징어를 한국에서 처럼 해외여행중 차 안에서 먹다가는 큰 곤욕을 치른다. 특히 유럽의 고급 관광버스 회사들은 현지 한국관광 업자들과 여행계약을 할 때 차 안에서 오징어를 절대 못먹게 한다. 그래서 현지의 한국인 여행인솔 가이드들은 차 안에서 술은 물론이며 오징어를 먹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그래도 “나는 오징어 없는 여행은 죽어도 못한다”라며 몰래 오징어를 먹다가 그 냄새 때문에 결국 운전기사는 중도에서 차를 세워 버린다. 유럽 사람들은 초창기에는 한국 관광객이 이용했던 버스이용을 매우 싫어했다고 한다. 그 이유는 바로 오징어 냄새 때문이다.
보통 한국 관광객이 일주일 이상 사용한 버스는 이미 오징어 냄새가 차안에 베어 있다고 하는데 우리 국민들은 오징어 씹는 냄새를 보통으로 생각하지만 유럽 사람들은 오징어 씹는 냄새가 마치 사람의 시체 썩는 냄새와 똑 같다고 한다. 특히 소주와 오징어가 합성되었을 때는 더 고약한 냄새가 난다. 해외 여행을 단체로 떠나는 일부 관광객들은 대부분 종이팩 소주를 상자로 준비하며 안주감으로 오징어를 보통 한상자씩 가져온 것을 볼 수 있다.
필자는 지금부터 이 종이팩 소주와 오징어 때문에 그야말로 만신창이가된 60대 초반의 한 기독교 초신자의 안타까운 사연을 소개한다. 시골도 아닌 읍 소재지에서 15명의 단체 여행객중에 앞에서 언급된 60대로 보이는 이 사람은 해외 여행은 난생처음 왔다고 했다.
일행 15명은 대부분 40대 후반이고 자기만 나이가 많다고 했는데, 술과 담배를 끊은지 6개월이 되었다고 했다. 그리고 부인은 교회에 나간지 오래되었는데 항상 “당신이 술, 담배 끊고 교회에만 나가면 내가 빚을 내서라도 해외여행을 꼭 보내주겠다”고 했다.
그러나 술없는 세상은 삶의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항상 거절했다. 그러던 어느날 동네 장년층의 사람들이 앞으로 6개월 후에 단체 여행을 떠난다고 희망자를 모집하고 있었다. 이 소문을 들은 부인이 “당신도 6개월 후에 저사람들과 함께 여행할 수 있도록 내가 지금부터 여행경비를 모우겠으니 여행을 갈려면 다음주일부터 꼭 교회나가자”고 그야말로 최후의 통첩을 했다.
며칠간을 번민하던 남편은 드디어 부인과 약속을 했다.
식사 때마다 항상 반주로 소주 반병씩 먹는 것부터 끊었다. 그리하여 그가 교회에 처음 나가던 날 교인들은 일제히 박수와 환호성을 질렀다. 동네에서는 항상 점잖고 성실한 인품으로 알려진 사람이라 이 분이 교회에 출석하면 덩달아 교회에 나올 사람이 많다는 것을 알고 있던 교회 목사는 교회에 처음 나온 그를 위해 기도까지 해주었다. 이렇게 하여 6개월이 지났다.
6개월동안 그는 끈질긴 그 소주의 유혹에서 완전히 벗어나 착실한 신앙생활이 지속되었고 드디어 난생처음 해외 여행의 장도에 올랐다. 이날 부인은 버스정류장까지 남편을 배웅하기 위해 나갔다.
그런데 부인의 얼굴이 갑자기 수심이 차기 시작했다. 그 것은 바로 여행객이 단체로 먹을 종이로된 소주팩 상자가 차에 실려졌기 때문이다. 시골에서는 잘 보이지 않던 종이팩 소주가 그 것도 상자로 싣는 것을 본 부인은 당장 여행 인솔자인 회장의 손을 잡고 하소연을 했다.
즉 술을 끊고 교회에 나간지 이제 6개월을 보냈는데 만일 이번 여행에서 또 소주를 마시면 어떻게 되겠느냐?는 것이다. 그러자 인솔자는 “형수님 제가 책임을 지겠습니다. 술자리가 생길 경우 형님을 아예 술자리에서 멀리 떨어져 있게 할 것입니다. 절대 염려 마십시오.”
 
오징어의 유혹 때문에 …
드디어 해외여행 첫날밤이 되었다. 인솔자 회장은 현지 가이드와 의논하여 이 아저씨의 방을 자기들보다 한층 위에 정해 주었다. 그리고 일행들은 호텔방 한군데 모여 기다리던 소주 파티를 했다. 모두가 술에 취할 때 인솔자 회장은 모든 경비는 함께 거출했는데 위에 층의 우리 형님은 아무것도 주지 않으면 안되니까 음료수 2병과 오징어 2마리를 갔다 주라고 했다. 한편 그시간 잠을 설치던 그 위층의 아저씨는 난생처음 어리어리한 샤워실에 들어가 목욕을 하고 있었다. 그때 누가 문을 두드리더니 “아저씨 문앞에 오징어 두고 갑니다 빨리 가지고 가십시오”하는 소리가 들렸다. 오징어야말로 그가 지난날 소주와 함께 너무나도 좋아했던 최고의 기호식품이 아닌가 그런데 혹시 저 오징어를 누가 가져가지 않을까 해서 급히 문을 열었더니 오징어와 비스켓 과자가 놓여 있는 위치가 문에서 조금 떨어져 있는 복도의 벽밑이었다. 온몸은 방금 비누를 칠했기 때문에 누군가에게 들키면 큰일 날 것 같아 비눗물을 씻고 옷을 걸치고 나오려다가 그동안에라도 혹시 저 오징어를 누가 가져가 버리면 어떻게되지 하는 걱정이 되어 용기를 내어 비누칠한 알몸 그대로 그야말로 비호같이 눈깜짝 할 사이에 오징어를 집어들고 오는순간 바로 그 순간에 엄청난? 사고가 났다.
즉 오징어와 비스켓을 잽싸게 들고 오는 순간 문이 찰칵하고 닫아졌다. 잘 아시다시피 호텔문은 안에서 열어주지 않으면 절 때 열수가 없다.
평생 처음 해외여행을 했기에 호텔문이 그렇게 자동으로 잠긴다는 것을 알리가 없었다. 그는 문이 고장이 난줄로 알고 계속 돌렸지만 허사였다. 갑자기 불안감이 닥치자 그는 쪼그리고 앉아 사람이 지나가기만 기다렸다. “이놈의 여행을 왜 왔지”하고 탄식을 하면서도 오징어를 맛있게 먹었다. 그런데 비스켓 과자인줄 알았던 그 과자는 바로 종이팩 소주였다.
6개월을 끊었던 소주 그러나 이 절박한 상황에서 그는 용기를 얻기 위해 소주를 한모금만 마시고 종이팩을 접어서 조심스럽게 벽면에 세웠다. 아무리 기다려도 사람은 오지 않았다. 한모금마신 소주는 결국 엉뚱한 방향으로 용기가 생겼다. 즉 두 개의 팩소주를 마치두꺼비 곤충삼키는 식으로 먹어 버렸다. 소주의 힘은 드디어 또 한 번의 용기를 내게 했다. 즉 호텔 직원을 만나겠다고 완전 나체로 복도를 걸어서 엘리베이터를 탔다. 그런데 술이 아무리 취했지만 그래도 예의는 지켜야 된다면서 마시고난 소주의 종이팩을 가지런히 펴서 앞과 뒤를 가리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6층에서 탄 엘리베이터는 마치 순풍에 돗단배처럼 잘 내려갔다. 그런데 3층에서 엘리베이터가 서더니 젊은 청년으로 보이는 남녀 두명이 탔다. 이들은 한쪽 모서리에 쪼구리고 앉아 있는 이 회개망칙한 모습을 보고 괴성을 질렀다. “변태자다!”하고 소리를 지르며 엘리베이터가 서자마자 로비의 직원에게 달려갔다. 로비 직원이 그를 끌어내었다. 오징어와 소주를 먹었으니 그의 몸에서 풍기는 냄새 때문에 로비의 직원은 손으로 코를 막고 안절부절했다. 그러나 이 용감한 한국 사람은 짧은 영어지만 “나는 코리아”하고 큰소리로 외쳤다. 호텔 직원은 즉시 한국 가이드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때 시간은 새벽 2시였다. 피곤에 지친 가이드는 눈을 비비면서 도대체 무슨 일이냐고 로비 직원에게로 갔더니 직원이 한쪽 구석에 쪼구리고 앉아 있는 사람을 가르키며 혹시 이 사람이 당신 일행이 아니냐고 했다. 그때 이미 변태자가 호텔에 있다는 신고를 받고 달려온 경찰관이 가이드를 기다리고 있었다. 가이드는 이 아저씨가 들여주는 이야기를 다 듣고 나서 경찰관에게 자세하게 설명했다. 즉 한국의 가정집 문은 자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교회에 나가기위해 술을 끊은지 6개월만에 처음으로 술을 먹어 많이 취했다. 그리고 그 상황에서 너무나 불안하고 초조하고 절박한 심정으로서 술을 먹었기에 그래도 그 술의 용기로 비록 나체지만 여기까지 내려와 도움을 요청한 것이다.
 가이드의 설명을 다 듣고난 경찰관은 쪼구려 앉아 있는 이 아저씨를 보고 “나도 교회에 나간지 오래되었지만 근무가 아닌 날은 술을 한잔씩 하는데 너무 상심하지 마시오.
내가 보기에는 당신은 성 변태자는 절대 아닌 것 같소 성변태자는 엄격하게 다스린다 남은 여행을 즐겁게 보내고 교회에는 꼭 열심히 나가시오!” 하고 껄걸 웃으면서 떠났다. 다음날 아침 새벽 일찍 호텔 식당에서 현지 가이드가 큰소리로 일장 훈시를 했다. 술자리와 멀리있게 해달라고 해서 일부러 저 아저씨 방을 한층 위로 정해 주었는데도 인솔자 회장은 왜 술을 갔다 주었느냐 첫날부터 이렇게 나를 골탕먹이면 나 가이드 못하겠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러자 또 한쪽 식탁에서는 인솔자 회장이 술 심부름을 한 젊은 청년을 마치 따귀라도 올릴 기세로 흥분하고 있었다 “야!임마? 확실하게 너에게 시켰지! 오징어 2마리, 음료수 2개를 같다 주라고 했는데 왜 하필 소주를 2개 갔다 주었느냐!”…… 사실 술 심부름한 청년은 심부름을 할때 이미 만취가 되었으며 저 아저씨는 우리동네에서 소주를 워낙 좋아했기 때문에 순간 음료수를 생각하지 않고 소주를 준 것이 자신의 실수라면서 사과를 하고 있었다. 한편 비운의? 아저씨는 관광기간 내내 쓸쓸하기만 했다. 또한 인솔자 회장도 역시 침통한 표정으로 귀국하면 그 형수님께 뭐라고 해명을 해야할지를 고민하고 있었다. 여행이 끝나갈 즈음에 이들은 관광 현지에서 휴식시간을 이용하여 버스가 올때까지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종이팩 소주를 꺼내어 인솔자 회장이 건배를 제의하면서 일행들에게 약속을 받고 있었다. “이번 저 형님께서 겪은 일은 우리가 집에 가서도 일체 비밀로 합시다. 만일 발설하는 자는 내년에 또 있을 우리단체 여행에 절때 끼워주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 약속을 위해 다같이 건배합시다.”하는 순간 멀지감치 앉아 있던 가이드가 큰소리로 “지금 술안주로 오징어는 절때 먹지 마십시오 했다.” 뒤이어 의기소침해 있던 그 비운의? 아저씨가 벌떡 일어나 한마디했다 “저는 여러분에게 진정으로 약속합니다. 앞으로 대통령이 술을 권해도 나는 절 때 안마실 것을 여러분과 하나님께 약속합니다. 저놈의 소주 때문에! 하나님 아버지! 앞으로 교회를 열심히 다니며 하나님이 기뻐하실 일만 열심히 할 것을 다시한번 약속합니다.”……
이 말이 끝나자 그 일행은 물론 함께 여행을 하던 다른 사람들도 일제히 박수와 환호를 했고 특히 아멘을 외치던 많은 교회성도들이 그 아저씨에게 우루루 몰려가서 손을 잡고 뜨겁게 격려를 해주었다.
성경에는 독주에 미혹된 자는 지혜가 없다고 했으며 특히 술취함과 방탕한 생활은 절대 금물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카나다 토론토의 신데렐라가 된 한국 할머니
전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풍을 소개하라면 카나다의 총독관저옆에 있는 큰 정원을 추천할 수 있다.
10월말부터 시작되는 카나다 단풍축제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을 불러 모운다. 필자가 카나다 방문중 가장 아름다운 기억으로 남는 것은 단풍보다 더 아름다운 토론토의 신데렐라가된 한국 할머니 이야기다.
토론토는 인구 450만의 카나다의 최대 도시다. 이곳 토론토에도 한국 동포들이 상권을 형성하고 있는 한인타운이 있다. 주로 단층과 2층 건물이며 한글로된 간판들을 보고 있으면 마치 우리나라 지방 소 도시를 지나가는 기분이다. 비록 작은 점포들이지만 그 정도의 점포를 마련하기 까지 그들이 살아온 그 힘들었던 이민 역사가 얼마나 고된 삶이 였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곳 한인타운 근처에는 크리스트라는 작은 공원이 하나 있다.이 크리스트 공원이 바로 한국에서 이곳으로 온 한 할머니의 아름다운 사랑의 보금자리를 만들어준 공원이다. 할머니가 카나다로 오게된 것은 손자를 돌보기 위해서였다. 즉 아들 내외가 카나다에 이민와서 자신들의 집과 점포를 마련하기 까지 이들은 그야말로 죽기살기로 열심히 일을 하여 주택과 점포도 가지게 되었다. 그들은 지난날 돈을 모우기 위해 결혼한지 10년이 넘도록 아이를 갖지 않았다. 즉, 아이가 생기면 장사에 지장이 있기 때문에 일부러 임신을 피했다고 한다. 그러다가 어느덧 부인의 나이가 40이 되었을 때 임신을 하여 아들을 낳았다. 그러나 부인이 아이를 키우는 동안 남편 혼자서 장사를 하다보니 치열한 상권 경쟁에서 서서히 밀려나면서 그동안 저축한 통장의 잔고도 없어졌다. 이들 부부에게는 이 아이를 정성껏 보살펴줄 단 한사람의 일가친척도 없었다. 결국 이들은 한국에서 혼자 쓸쓸히 여생을 보내고 있는 어머니를 모셔왔다. 70을 바라보는 나이에 금쪽같은 손자를 안아보는 할머니는 하루하루 일과가 너무나 즐겁고 재미가 있었다. 아들 내외가 새벽일찍 출근하면 할머니는 도시락을 싸서 유모차에 손자를 태우고 집 근처에 있는 크리스트 공원으로 간다. 항상 정해진 벤치에서 손자의 재롱을 보다가 점심때가 되면 도시락을 꺼내 손자와 함께 맛있는 김밥을 먹는다. 그런데 할머니가 앉은 바로 맞은편 벤치에는 항상 꾀재재한 토론토의 한 노인이 앉아있다.
할머니가 보기에는 입고 있는 옷도 남루해 보이고 얼굴도 항상 수심에 차 있어서 할머니는 도시락으로 가져온 김밥을 아예 반을 꾀재재 노인에게 주어 버린다. 노인은 하루, 이틀 매일같이 할머니가 주는 김밥 맛에 푹빠져 할머니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지만 할머니는 영어라고는 OK라는 한마디밖에 못한다. 그래서 할머니는 꾀재재 노인이 말을 건넬 때마다 무조건 OK라는 말만 계속한다. 그리고 할머니는 매일같이 이 노인을 만날 때마다 첫 인사는 “꾀재재 영감 안녕하시오”하고 아예 꾀재재 영감이라고 부른다. 한편 할머니는 이 꾀재재 영감이 어디에도 의지할 곳 하나없는 불쌍한 처지의 노인으로 생각하고 항상 측은하게 여겨 동정이 갔다. 그래서 이때부터 도시락도 두개를 만들어 와서 한 개를 이 노인에게 주면서 “꾀재재 영감! 젊을 때 돈이나 좀 모아놓지 늙어서 이렇게 쓸쓸하게 사느냐! 마누라도, 자식도 없느냐!”하고 위로의 말을 해주지만 이 노인은 한국말을 한마디도 알아 듣지 못하고 그저 고개만 끄덕인다.
 
동정에서 우정으로 그리고 우정에서 사랑으로
시간이 갈수록 두 노인은 친한 친구가 되어 갔다. 비록 서로가 상대방의 하는 말은 안통했지만 두 사람이 온갖 손짓 발짓 다하다보면 결국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는 즉 말없는 대화가 이루어진다. 특히 이 꾀재재 노인이 할머니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게된 이유는 손자를 즐겁게 돌보는 그 아름다운 심성과 그리고 자신을 측은하게 여겨 매일같이 김밥을 만들어 오는 아름다운 심성에 깊은 감동을 받은 것이다. 또한 불쌍한 처지의 사람에게 온정을 베풀 줄 아는 한국 할머니의 그 아름다운 마음씨에 큰 호감을 받은 것이다. 한편 할머니는 매일같이 하는 손짓 발짓 대화에서 이 꾀재재 영감이 부인과 사별후 독신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또한 이 꾀재재 노인도 할머니가 역시 독신으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어 결국 두 노인은 서로의 처지를 이해하며 더욱더 친한 친구가 되었다. 꾀재재 노인이 기분이 매우 좋은날은 할머니에게 가끔 노래도 불러주지만 OK라는 말밖에 못하는 할머니는 그 노래가 도대체 무슨 노래인지 알아 들을 수 없다고 손을 흔들며 연신 OK OK만 한다. 할머니도 이에 질세라 할머니가 좋아하는 노래 즉 아들이 평소 어머니가 꼭 배울 찬송가라며 찬송가 테입을 어머니께 드렸다. 할머니는 시간 날때마다 이 테입을 틀어놓고 배우는데, 그 가사를 도무지 외울수가 없다.
그러나 뒤의 후렴가사와 곡은 완전히 외우고 있었다.
<만나보자 만나보자 저기 뵈는 저천국 문에서 만나보자 만나보자 그날아침 그문에서 만나자> 이 찬송을 듣던 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영어로 함께 따라 부르니까 할머니는 “아니 꾀재재 영감이 내 노래를 어떻게 알고 따라 부르시오”하고 반겨했다. 한편 이 노인은 할머니가 찬송을 부르는 것을 보고 교회에 나간다는 것을 뒤늦게 알고 난후 전보다 더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할머니는 토론토에 와서 주일날은 꼭 아들 내외를 따라 교회에 나간다. 예수님이 누구인지도 모르지만 오직 교회에 나가야만 우리 동포들을 만날 수 있고 또 그들과 친구가 되기 위해서는 찬송도 꼭 배워야 된다는 것을 알았다. 한편 할머니가 꾀재재 영감을 만난지 몇 개월이 지난 어느날 할머니는 꾀재재 영감으로부터 평소와 좀 다른 이상한 손짓 발짓을 보게 된다. 그 손짓 발짓을 자세히 관찰해보니 자기와 결혼을 하자는 즉 청혼을 하는 것이었다. 깜짝 놀란 할머니는 담박에 이 노인을 째려보며 “ 이 꾀재재 영감! 우리가 지금 나이가 얼만데 남세스럽게 결혼을 하자는 거냐! 말 친구가 되어 주었는데
그동안 엉큼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느냐!”하고 버럭 화를 내고 유모차를 획돌려 벤치에서 일어났다. 그러자 꾀재재 영감은 할머니의 옷 소매를 붙잡고 눈물을 글성거리면서 사랑의 고백과 애원을 했다. 그러나 할머니는 그 애원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를 알아들을 수가 없으니 계속 남세스럽다면서 “이놈의 영감이 그동안 나의 동정심을 이렇게 배신할 수 있느냐!”하면서 다시는 안본다면 발길을 획돌렸다. 그리고 할머니가 유일하게 할줄아는 영어 한마디 OK! OK!하고 고함을 지르고 뒤도 안돌아보고 집으로 왔다. 그러나 꾀재재 영감은 할머니가 갑자기 큰소리로 OK! OK!하자 자신의 청혼을 받아 준 것으로 착각하고 기쁨 마음으로 돌아갔다.
 
사랑의 고뇌에 빠진 할머니
한편 할머니는 이날밤을 거의 뜬눈으로 보냈다.
할머니는 다음날도 하루종일 집에 있으면서 눈물을 글성이며 청혼을 하던 꾀재재 영감의 모습이 자꾸만 눈앞에서 어른 거렷다. 이틀이 지나면서 할머니는 꾀재재 영감에 대한 배신감이 눈녹듯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꾀재재 영감에 대한 불쌍한 생각으로 할머니의 머리가 더욱더 아파갔다. 그러나 다음날 할머니는 다시 마음을 고쳐먹고 결단을 내렸다.
결혼 상대자가 한국 사람도 아닌 코쟁이 영감한테 내가 어떻게 남세스럽게 결혼을 하겠느냐! 절대 결혼할수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편 꾀재재 영감은 매일같이 공원에 나와 할머니를 애타게 기다렸다. 분명 나에게 OK! OK!하고 갔는데 왜 나타나지 않을까. 노인의 절망감은 날이 갈수록 더해 갔다. 그런데 할머니도 큰마음 먹고 절교를 선언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꾀재재 영감에 대한 연민의 정을 끊을 수가 없어 다시 깊은 수심에 빠져 들었다.
할머니의 얼굴에 갑자기 수심이 가득찬 것을 눈치챈 사람은 며느리였다. 매일같이 옷을 단정히 입고 공원에 가던 시어머니가 일주일째 집에서 아이를 보면서 웃음을 잃어버린 그 처량한 모습에 며느리는 같은 여자이 입장에서 시어머니가 숨기고 있는 그 무엇을 알아차렸다. 며느리는 즉각 남편에게 귀뜸을 했다.
즉 어머니의 신상에 말못할 중대한 사랑의 고민이 생겼으니 당신이 빨리 해결해 주라고 다그쳤다.
그러나 남편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펄쩍 뛰었다.
한편 할머니는 꾀재재 영감이 오늘도 자신을 눈이 빠지도록 기다리고 있을 것을 생각하니 한숨이 절로 나왔다. 한편 아들은 어머니의 얼굴이 불과 열흘 사이에 크게 수척해진 것을 보고 어머니를 붙잡고 어머니의 고민이 도대체 무엇인지를 제발 속 시원하게 말좀 해달라고 애원했다. 그러나 어머니는 아무일 없다고 딱 잡아뗐다. 다음날 아들은 다시 어머니에게 매달렸다. 엄마와 자식간에 숨길 일이 무엇이 있겠느냐며 계속 졸라댔다. 그러자 어머니는 크게 한숨을 쉬고나서 이것이 소문이 나면 남세스러워서 어떻게 살겠느냐며 근 몇개월간 지속되었던 모든 이야기를 다해주며 절때 비밀로 하라고 아들을 다독거렸다.
아들은 어머니가 그동안에 겪었던 그 노인과의 아름다운 우정의 관계와 그리고 사랑의 번민을 다 듣고나서야 비로서 크게 호탕하게 웃으면서 어머니를 껴안았다. “어머니 하루빨리 결혼 하십시오. 어머니의 결혼은 하나님께서 짝을 지어주실 모양입니다. 빨리 서두릅시다. 내가 어머니의 결혼을 위해 열심히 기도할 것입니다.” 그러자 어머니는 “예야 내가 지금 이 나이에 남세스럽게 그것도 코쟁이 영감하고 어떻게 결혼 하겠느냐 너 주위에 아는 사람들이 우리집안을 어떻게 보겠느냐! 다 없던 일로 하자”고 했다.
그러자 아들은 어머니의 결혼을 절대 비밀로 하고 양가 가족만 참석하는 것으로 의논해 보자면서 어머니의 재혼을 진심으로 기뻐하며 환영한다고 다시한번 어머니를 힘차게 껴안았다. 한편 그동안 꾀재재 영감은 매일같이 공원에 나와 할머니와 즐거운 대화를 나누엇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벤치에 앉아 하염없이 할머니를 기다렸다. 드디어 할머니는 아들의 전폭적인 지지에 용기를 얻어 10일만에 다시 크리스트 공원으로 나갔다. 멀리서 유모차를 밀고오는 할머니를 발견한 꾀재재 영감은 손살같이 뛰어가 담박에 서양식으로 할머니를 포옹할려고 달려들었다. 그러나 할머니는 항상 하는 말인 남세스럽다며 꾀재재 영감을 확 밀어버리면서 할머니의 유일한 영어 한마디 OK라고 했다.
 
고목(古木)에서 아름답게 피어난 한쌍의 꽃
이렇게하여 서로가 그토록 애간장을 태웠던 두 노인은 사랑의 결실을 맺어 할머니의 요구대로 극비밀리에 양가의 가족만 참석하는 조촐한 식을 올리게 되었다. 그런데 이날 호텔에서 진행된 결혼식에서 할머니는 또한번 가슴을 쓸어내리는 놀라움을 겪었다.
검은색 턱시도 예복에 모자까지 쓰고 나타난 신랑을 보는 순간 할머니는 혹시 신랑이 바뀐 것이 아닌가 하고 겁이 덜컥났다. 항상 꾀재재한 옷차림의 모습만 보다가 오늘의 모습이 너무나 다르게 보여 할머니는 의심의 눈으로 신랑을 다시한번 빤히 처다보았다.
그러자 신랑 꾀재재 영감이 할머니의 의심에 찬 눈치를 알아 차리고 손으로 자신을 가르키며 서투른 한국말로 “나 꾀재재 영감이여”하면서 윙크를 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또 한사람이 놀란 표정을 지었는데 바로 할머니의 아들이었다. 그 이유는 신랑측 축하객으로 참석한 사람들이 과거 TV화면과 신문에서 자주 보던 사람들이었다. 바로 전 토론토 시장이 참석했고 그리고 토론토의 재벌회장들이 참석했다. 아들은 뒤늦게 알게 되었지만 새 아버지가 토론토의 10대재벌에 한 사람이었음을 결혼식장에서 처음으로 알았다는 것이다. 사실 이 꾀재재 노인은 부인과 사별후 그 허전함을 달래기 위해 크리스트 공원에 나와 명상과 사색의 시간을 가졌는데, 우연하게도 한국 할머니와의 인연이 맺어진 것이다. 한편 결혼식 다음날 카나다의 한 신문에는 “토론토의 신데렐라가 된 한국 할머니”란 제목으로 이 두노인의 아름다운 인연을 보도했다.
이상과 같은 내용을 안드레 명상에 제보한 사람의 말로는 수년전에 토론토 신문에 이 기사가 보도되었다고 하면서 그 할머니의 근황에 대해 자신도 알길이 없다고 했다. 그래서 필자는 토론토 한인회 심재권 사무장과 토론토의 한국일보 김운영 사장 그리고 토론토의 중앙일보 편집국장에게 이 할머니에 대해 문의했으나, 그들은 이런 보도를 본 일이 없다고 하면서 아마 다른 지역 신문에 보도가 된 모양이라고 했다. 이것은 바로 앞에서 언급된데로 할머니의 요청에 의한 그야말로 비밀결혼식 때문이였다고나 할까…… 필자는 두 노인의 아름다운 사랑의 보금자리였던 크리스트 공원을 찾아 보았다. 공원 규모는 작았으며 한인타운이 근처에 있고 특히 노인회관이 공원 가깝게 있어서 할머니가 그동안 꾀재재 노인과의 교제를 할 때 매우 신경이 쓰였던 것으로 짐작이 갔다. 이들이 늘 앉았던 그 사랑의 벤치는 어느 것인지 알수 없었고 벤치마다 아름다운 만추의 단풍 낙엽이 우수에 젖고 있었다.
나는 공원을 떠나오면서 할머니의 아들이 어머니께 한 말이 갑자기 생각났다. “어머니의 결혼은 분명 하나님이 짝을 지어준 것입니다. 내가 열심히 기도하겠습니다.”…… 전세계 그 어떠한 유명 결혼 상담소도 이처럼 아름다운 짝을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
<이러한즉 이제 둘이 아니오 한몸이니 그러므로 하나님이 짝 지어주신 것을 사람이 나누지 못할 지니라.
마태복음 19:6>
 
글 : 김수호 (안드레 명상 발행인)
※ 필자의 동의없이 이 글을 전재 또는 복제시는 법의 저촉을 받습니다.
 
<안드레 명상 통신란>
안드레 명상 94호에는 미국 남 뉴저지의 체리힐 제일교회 찬양대 김남옥 집사가 루게릭 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그의 아내 윤화영씨에게 드리는 글이 게재되었다. 이 글은 수많은 독자들이 가슴이 메어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또한 이분들은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윤화영씨 생명 연장을 위해 기도를 했다고 휴대폰 문자와 이메일을 보내왔다. 또 어떤 사람은 너무 기독교 신앙적인 이야기는 좀 삼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교회를 다니지 않기 때문에)
안드레 명상을 부산 성가단 대원들에게 배부한다는 부산 성가단장 배재인 장로는 다음과 같은 제의를 해왔다 안드레 명상의 독자들이 1년에 한 번씩 모여 명상의 시간을 갖자고 했다. (마치 천주교인들의 모임처럼) 배재인 장로는 안드레 명상을 각자마다 한 번 읽어보는 것으로 만족할 것이 아니라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의 단체모임을 통해 신앙의 인생에서 교제하며
명상과 사색을 통해 대화를 나눈다면 우리들의 인생관은 신앙인으로서 더 넓고 풍요로워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드레 명상을 항상 아들로부터 전해받아 읽어본다는 어느 교회 할머니 권사는 우표값이라도 보태주고 싶다고 했다.
내 주머니에 천원짜리 한 장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지만 이것도 모우면 나도 문서선교에 참여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싶다고 솔직한 표현을 했다.
 
안드레 명상에 우표값이라도 보내고 싶다는 할머니의 요청을 받아 드려 처음으로 통장계좌를 개설했음.

국민은행 268802-04-031127
 
※ 안드레 명상은 예산관계상 2개월에 한 번씩 발행하며 이번 95호는 제반 사정으로 발송이 늦었음을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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